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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 후기 ] 학자금 대출을 모두 상환하다. (Feat. 국가 장학금)

  올해 내 나이. 서른 하고도 하나. 그러니깐 서른한 살이다. 오늘부로 나는 학자금 대출로부터 해방이다. 내게도 이런 날이 오다니. 조금 더 빨리 오기를 기다렸는데 이제야 왔다. 사실 2년 만에 대출금 상환을 완료했으니 그렇게 오래 걸린 것은 아니다. 참고로 나의 학자금 대출액은 그다지 큰 금액은 아니다. 기껏해야(?) 4백 만원(2개 학기에 해당) 밖에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얼마 되지 않는 나의 월급에서 매달 20만원이 조금 안 되는 금액이 빠져나가니 은근히 크게 느껴졌다. 괜한 엄살인가?

  나는 가끔씩 한국 장학 재단 앱을 통해서 이제껏 상환한 대출액이나 남은 대출액 혹은 상환율 같은 것을 조회하고는 했다. 그런데 상환이 완료되고 나니 "서비스 이용 내역이 없습니다."라고 나타난다. 신용정보의 정보 변동내역에서는 "대출계좌 해지"라고 나타난다. 정말로 내가 학자금 대출 상환을 완료한 것이 맞기는 한가보다.

  사실 요즘 같은 시대에는 나보다 훨씬 더 많은 학자금 대출을 짊어지고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국립 대학교를 다녔던 것이다. 게다가 국가 장학금의 혜택을 입을 수 있어서 학자금 대출을 적게 받을 수 있었고, 여기에 더해서 농어촌 학자금 대출로 인한 무이자 대출이었기에 참으로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그나마 나는 축복받은 사람 혹은 행운아라고 볼 수도 있을까?

  가끔씩 이런 생각이 들었던 적도 있다. 만약 내가 2천만원 혹은 3천만원의 빚을 짊어지고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면 어땠을까? 국가 장학금 제도의 혜택을 받지 못했다거나 사립 대학교를 다녔다면 충분히 그런 상황에 처했을 것 같다. 상상만 해도 아찔하다. 아마도 앞날이 캄캄했을 것 같다. 요즘 같은 장기간의 저성장 및 불황의 시대에 연봉을 많이 주는 번듯한 대기업이나 외국계 기업 혹은 안정적인 공기업에라도 취업을 하면 모르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정말로 대책이 안 설 것 같다. 게다가 요즘은 천정부지로 치솟는 집값으로 인한 주거비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보면 필자는 2009년에 대학교를 입학했다. 그러다가 1학년 2학기를 마치고 군입대를 했으니 2012년 3월 이전까지는 휴학생 신분이었다. 군 복무를 모두 마치고 복학을 하려는 즈음에 정부 차원에서 국가 장학금 제도를 실시한다는 뉴스를 대대적으로 보도하는 것을 접했다. 이명박 정부의 대선 공약이 반값등록금이었는지 아닌지는 정확히 모르겠으나, 치솟는 대학생들의 학자금 부담을 완화해주기 위한 정책임에는 틀림이 없어 보였다. 바로 다음 해가 대선을 앞두고 있어서 20-30대들에게 환심을 사기 위한 정책일 뿐이었을까? 어찌 되었건 간에 이런 정책을 실시해준 것에는 감사하게 생각한다. 기왕이면 임기초에 했더라면 조금 더 좋지 않았을까 싶다. 설마 4년 동안 제도를 설계하고 정성을 들이느라 그랬던 것일까?

  아무튼 2012년 3월에 복학을 할 때에는 아쉽게도 국가 장학금을 신청할 수 없었다. 그 이유는 바로,,, 1학년 2학기 성적(직전학기)이 워낙에 개판이었기 때문이다. "하,,, 차라리 1학년 1학기를 대충하고 1학년 2학기는 좀 열심히 할 걸.." 하는 때늦은 후회가 밀려왔다. 그래서 2학년 1학기는 어쩔 수 없이 대출을 받았다. 직전학기 성적이 괜찮았다면 한 학기 등록금도 세이브할 수 있었는데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국가 장학금 혜택을 2학년 2학기부터 4학년 2학기까지 총 5개 학기를 받았다. 국가 장학금 유형 1, 2 모두 합쳐서 전액이 나와서 5개 학기 동안은 무상으로 다닐 수 있었다. 처음에 국가 장학금 혜택을 받고 등록금 조회를 하였을 때, 지원 금액이 전액으로 나오고 납부할 등록금은 0원으로 나와서 꿈꾸는 것만 같고 믿겨지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 정리하자면 나는 8개 학기 중에서 딱 2개 학기만 등록금을 대출로 충당을 했다.

  국가 장학금의 성격은 어떻게 보면 소득 수준에 따른 장학금 지원의 성격을 가지는 것 같다. 성적은 일정 정도의 기준선만 넘으면 되고, 혜택 수준은 가정 형편이나 소득 수준에 따라 결정된다. 이에 불만이 있는 사람들도 있을 것도 같다. 왜 성적이 아닌 소득 수준에 따라서 장학금을 주느냐고 말이다.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나는 이 제도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이 부분에 관해서는 글을 따로 작성하려고 한다. 학자금 대출 상환 후기를 작성하려다가 국가 장학금 제도에 관한 글로 엉뚱하게 흘러가버릴 것 같아서이다.

 

- 글을 마무리하며... 

    이제 글을 마무리하려 한다. 정리하자면 나는 거의 대학 생활 동안 5개 학기를 무상으로 다닌셈이다. 5개월 동안 국가 장학금 혜택을 100% 받았기 때문이다. 사립대도 국가장학금 혜택을 많이 입으면 국립대 수준으로 떨어질 것 같다. 그렇지만 사립대의 경우에는 100%로 받기 힘들지 않을까? 정확하게는 모르겠다. 아무튼 개인적으로 바라는 건데 대학생들이 학자금 대출을 많이 받지 않아도 되는 환경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들이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인 혹은 직장인이 되었을 때부터 과도한 빚을 짊어지고 출발을 하게 되면 경제적으로나 심적으로 얼마나 큰 부담이 될까? 직접 당사자가 되어보지 않는 한 가늠하기란 쉽지 않을 것 같다.

  아무튼 나와 같이 학자금 대출을 모두 상환한 직장인이나 사회 초년생들이 있다면 모두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별것 아닌 것 같아도 큰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들 모두의 앞날에 축복이 함께 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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